그때는 왜 그랬을까? 3탄 — 학교에서 폐품을 모아 오라고 하던 이유

 요즘 아이에게 “내일까지 집에 있는 폐품을 모아서 학교에 가져가라”고 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아마 학교에서 왜 그런 걸 가져오라고 하느냐고 먼저 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폐품을 모아 오라고 하는 일이 낯설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공부하러 간 아이들이 왜 집집마다 빈 병을 찾아 학교에 가져갔을까 싶다.


폐품을 학교에 가져가던 아이들

그 시절 학교에서는 폐품을 모아 오라는 말을 종종 했다.

지역과 시기에 따라 모으는 물건은 달랐겠지만 빈 병이나 고철, 헌 종이처럼 다시 쓸 수 있거나 팔 수 있는 물건들이 폐품수집의 대상이 됐다.

1970년대에는 절약과 저축, 자원 활용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강했다. 새마을운동 역시 농촌에서 시작해 도시와 직장, 학교 등으로 확대됐고 폐품수집도 당시 여러 생활운동 가운데 하나였다.

그래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폐품을 모으는 일도 단순히 쓰레기를 치우는 일이 아니라 아껴 쓰고 다시 활용하자는 시대 분위기와 맞닿아 있었다.

깡시골에는 가져갈 폐품도 많지 않았다

내가 다니던 곳은 아주 깊은 시골이었다.

폐품을 가져오라고 해도 사실 집에서 찾아낼 만한 물건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신문을 보는 집도 흔하지 않았고, 종이 자체가 귀하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집집마다 푸세식 화장실을 사용하던 때였고, 지금처럼 화장지를 넉넉하게 사서 쓰는 형편도 아니었다. 그래서 집에 생긴 종이를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다가 화장지 대신 사용하기도 했다.

지금은 광고 전단지며 택배 상자며 종이가 넘쳐나지만, 그때는 종이 한 장도 그렇게 쓸모가 있었다. 그러니 학교에서 폐품을 모아 오라고 해도 헌 신문이나 종이를 한 아름씩 가져갈 형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기억하는 폐품수집에서 가장 수월했던 것은 빈 병이었다.

집 안팎을 둘러보다 빈 병이 있으면 챙겨두었다가 학교에 가져갔다.

요즘 생각하면 재미있는 일이다.

지금은 버릴 것이 너무 많아서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고민인데, 그때는 학교에서 폐품을 가져오라고 해도 정작 가져갈 폐품이 별로 없었다.

물건 하나도 쉽게 버리지 못했던 시절

사실 그때는 ‘재활용’이라는 말을 지금처럼 자주 사용하지 않았어도 생활 자체가 재활용에 가까웠다.

쓸 수 있는 물건은 고쳐 쓰고,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면 다시 사용했다.

병도 마찬가지였다.

빈 병이라고 무조건 쓰레기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병은 귀한 물건이었고 집에서도 이런저런 용도로 다시 쓰곤 했다.

그러니 학교에 가져갈 폐품을 찾는다는 것은 지금처럼 분리수거함에서 물건을 골라내는 것과는 느낌부터 달랐다.

왜 학교에서 이런 일까지 했을까?

당시 학교는 지금보다 아이들의 일상생활과 사회교육에 훨씬 깊이 관여했다.

절약하고 저축하는 습관, 주변을 깨끗하게 하는 생활, 물건을 아껴 쓰는 태도 등을 학교에서 함께 가르쳤다.

1970년대에는 국가적으로도 근면·자조·협동과 절약을 강조하는 각종 생활운동이 활발했다.

아이들에게 폐품을 가져오게 했던 것도 이런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그걸 왜 학생들에게 시켰을까?” 싶은 일도 그때는 학교생활의 한 부분이었다.

지금은 넘쳐나고, 그때는 귀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세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금은 종이상자와 플라스틱병, 캔, 유리병 같은 재활용품이 매일 쏟아진다. 오히려 너무 많이 버려져서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이 사회적인 과제가 됐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물건 자체가 귀했다.

종이 한 장도 함부로 쓰지 않았고, 쓸 만한 물건을 버리는 일도 흔하지 않았다.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폐품을 모으던 시절보다 풍족해진 지금, 우리는 어쩌면 너무 쉽게 사고 너무 쉽게 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학교에 빈 병을 들고 가던 어린 시절에는 몰랐다.

그 빈 병 하나에도 그 시대의 가난과 절약, 그리고 물건을 귀하게 여기던 생활 모습이 담겨 있었다는 것을.

FAQ

옛날에는 왜 학교에서 폐품을 모았나요?

당시에는 절약과 저축, 자원 재활용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지역뿐 아니라 학교와 직장 등으로 확대되면서 폐품수집을 비롯한 여러 생활 실천운동도 이루어졌습니다.

학생들은 어떤 폐품을 가져갔나요?

지역과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빈 병, 헌 종이, 고철 등 다시 활용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 물건들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옛날에도 지금처럼 재활용을 했나요?

오늘날처럼 체계적인 분리배출 방식과는 달랐지만 물자가 귀했기 때문에 병이나 종이, 생활용품을 다시 사용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생활 자체에서 물건을 아껴 쓰고 재사용하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시골에서도 폐품수집을 많이 했나요?

학교나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었습니다. 특히 깊은 시골에서는 신문이나 종이 같은 물건 자체가 흔하지 않아 모을 수 있는 폐품이 많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학교 폐품수집은 언제 많이 이루어졌나요?

특히 1960~1970년대의 절약운동과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확산되던 시기의 학교생활을 이야기할 때 폐품수집의 기억이 많이 등장합니다. 다만 구체적인 방식과 시기는 학교와 지역에 따라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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